<조의현의 화장실 칼럼> 화장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2-
관리자 │ 2024-05-16 HIT 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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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정보교환이 이루어지는 곳 서울 어린이대공원 입구 화장실 앞에서는 유모차를 이용하는 방법 등 공원 안에서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공원에 도착한 사람들은 일단 화장실에 들러 기본적인 용무를 해결하고 각종 정보를 얻은 뒤에 다시 이곳에서 만날 약속을 하고 나들이를 시작한다. 주말에 수원의 광교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아름답기로 소문난 '반딧불이화장실 입구에서 만나 '볼일'을 보고 산행을 시작하기도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전쟁터에 임시로 마련된 군대 화장실도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는 안성맞춤이다. 정보라고 해 보았자 대부분 그렇고 그런 것들이기는 하지만. 교육과 수행의 공간 화장실은 적절한 유지관리와 올바른 사용 예절이 뒤따르지 않으면 금새 지저분해진다. 물과 전기를 절약하고 질서를 지키며 깨끗하게 이용하는 매너는 문화 시민이 일상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범절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그래서 화장실은 이러한 문화를 체험으로 배우는 교육의 장소이고, 어른들의 솔선수범과 어린이를 위한 조기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고대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에서는 화장실을 수행 공간으로 활용해 청소를 했고, 사찰 내의 화장실인 해우소를 '불교의 도장'이라 했다. 오늘날에도 일본의 일부 사찰에서는 수행 단계에 따라 청소하는 단계를 구분하는데, 건물 외부와 내부를 거쳐 수행이 더 진전되면 화장실을 청소하고 가장 높은 수행 단계에 있는 사람이 본당의 불단 청소를 담당한다. 공동체를 비추는 거울이자 잣대 화장실은 한 개인, 회사, 국가의 상태를 한 눈에 가늠할 수 있는 거울이나 잣대가 되기도 한다. 화장실이 깨끗한 가정이나 회사는 틀림없이 평안하고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화장실 문화가 바로잡히지 않고 문화 선진국이 된 사례는 없다. 북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2000년대 초반 서울에 있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화장실 콘테스트가 매년 열렸는데, 당시 "음식이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점의 화장실이 모두 깨끗하지는 않지만, 화장실이 깨끗한 음식점은 하나같이 음식 맛이 좋았다."는 심사평을 한 경험이 있다. 일본 증권회사의 한 컨설턴트는 회사를 평가할 때 화장실이 지저분한 회사에는 절대 투자하지 말라고 강조를 한다고 하니, 화장실 하나만 보더라도 회사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관광자원 지방자치제가 발전하면서 각 지자체는 공중화장실을 특화하여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랜드마크로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일본에서 시작된 이런 추세는 우리나라에도 이어졌다. 화장실의 메카임을 자부하는 수원시는 '해우재(Mr. Toilet House)'를 시티버스의 운행코스에 포함시켰으며, 하수종말처리장과 연계해서 건축된 남양주시의 '피아노화장실'은 관광명소가 되어 매년 3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고 있다 세상의 모든 변화는 화장실에서 시작된다. 글쓴이 조의현, 이담북스 중에서 ------------------------------------------------------------------------ 어디서나 어울리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하나뿐인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신유건영이 노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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